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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학생이 존경하는 교사-1
이름: 강홍주 * http://www.tpoint114.com


등록일: 2009-04-03 16:37
조회수: 1278 / 추천수: 104


제자가 따르는 선생님!


내가 교사가 되었을 때는 지금처럼 임용시험이 본격적으로 정착되지 않은 시기였다.

사립학교를 응시하면서 첫번째 합격 통보는 여자고등학교이고 두번째는 남녀공학고교였으며 세번째가 남자 고등학교였다.

29살 총각이었던 나에게는 남학교가 더 어울리다는 생각을 하여 세번째 합격 통보를 받은 학교로 근무지를 정했고 또 다른 남자학교에서 뒤를 이어 합격 통보를 받았지만 이미 결정되었다고 통보해 주었다.

첫 출근 날 교무회의에서 소개를 받고 바로 3학년 수업부터 들어가게 되었고 한반씩 들어가면서 내 소개와 학생 파악을 하면서 눈 높이를 맞추어 수업지도 계획도 세우고 학교의 업무와 행정 지도 계획을 나름대로 기획하면서 1주일을 보냈다.

학생 지도나 학과 수업은 자신있게 진행하였지만 교무실 내 행정에 대해서는 무지한 나로서는 연구과의 첫 업무에서 5번이나 주임(현재 부장)선생님께 수정 지시를 받았다. 나로서는 너무나 충격적인 일이었다. 비록 기계공고 정밀기계과를 나와 대학시절 한자에서 잠시 인문고 출신자들에게 밀린 적이 있었지만 바로 따라 잡았고 리포트나 리더십에서는 오히려 대학과 특수부대, 대학원 시절에 인정을 받게 되었는데 막상 교무실 행정에서 자존심을 구긴 것이다.

이후로 학교에 시간이 날 때면 문서를 혼자서 살펴보면서 학교 행정을 나름대로 정리해 보아 3년 이후에는 행정업무를 잘한다는 말을 들었다.

학교생활도 적응이 되어가고 대학원도 순탄하게 처리하면서 근무하고 있을 때쯤의 일이다.

교복이 일제의 산물이라고 갑자기 없애고 자율복장으로 잠시 학교 전체가 큰 바람이 불 때 내가 담당한 반에서 정민이란 학생이 있었다. 평상시 긴 청바지와 자켓을 입고 다니며 수업시간이면 엎드려 자려고만 하여서 학생들에게 물어 보니 다른 시간에도 그렇게 한다는 것이었다.

나의 교육철학에는 이런 학생들을 더 관심을 둬야하고 잘못된 점을 반드시 잡아 사회에 필요한 인재로 졸업 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그냥 넘어 갈 수 없었던 학생이었다.

여름이 되어 날씨가 더워지면서 교실수업은 그야말로 50명이 넘는 학생들과 콘크리트 열기로 수업하기에 어렵다고 느낄 정도의 날씨 속에서 정민이는 전과 마찬가지로 자려고 엎드려 있었다.

나는 수업 도중 그를 깨우려 3번이나 시도 했으나 실패하고, 안되겠다는 생각에 수업을 잠시 미루고 정민이를 일으켜 세웠다. 그 때 녀석은 삐딱하게 일어서 있었고 아직 잠이 덜깬 상태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정민아! 왜 선생님이 깨우는데 자꾸 자니?" 하자 정민이는 대답도 없이 그냥 귀찮다는 표정을 지어 다시 "한여름에 반팔 옷도 더운데 그렇게 청자켓을 입고 있으니 좀 벗어라!"하고 명령 투로 말하자, 정민이는 "에이 싫어요!"하고 바로 반항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어서 다시 "남들은 반팔도 덥다고 난리인데 긴팔을 입고 있으니 더 졸리지! 그러니까 좀 벗어라!"하고 명령하자 정민이는 더 크게 "아이 싫어요"하며 반항하여 교단 앞으로 나오라고 했다.

교단 앞에 나온 정민이는 짝다리하고 삐딱하게 서 있었다. 그래서 "지금 그 자세가 뭐냐?" 하였더니 정민이는 "난 아무말 안했는데요!"하며 ''선생이면 다냐''라는 태도도 일관하였다.

인성교육까지 해야 하는 교사로서 학교에 근무하다 보면 이런 일이 생길 때가 있을 것이다. 아무리 시대가 변하고 사람들의 의식이 변한다고 해도 변할 수 없는 것도 있다고 본다.

삐딱하게 서있고 계속적으로 반항하는 정민이를 순간적으로 어떻게 잡아 줄까 고민했지만 더 이상의 용서는 많은 학생들에게 좋은 영향이 갈 수 없다는 판단에 바로 내 방식대로 체벌, 매를 대었다.

그 순간!

정민이는 바로 주먹을 내게 휘둘러 댔다.

짧은 순간이지만 사춘기 남학생들 싸움을 하듯 내게 주먹질을 해 댔던 것이다.

다행히 씨름,태권도,쿵후,특공무술 등 운동을 한 덕분에 한대도 맞지 않고 제압하였지만 정민이의 흥분된 반항이 계속되어 "야! 이녀석 봐라! 상담실로 가자!" 하였으나 "못가겠어요!"하는 극단적인 대치를하고 있을 때 이 모든 과정을 보고 있었던 반 학생들이 모두가 정민이에게 "야 임마! 너 선생님께...빨리 잘못했다고 해!, 따라 가 임마!..." 학생 전체가 정민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자 이를 못이긴 건지 상담실로 따라 왔다.

나는 그와 단 둘이 들어 온 상담실 문을 잠그고

"그래 네가 남자라고 하지만 나도 남자다. 네놈도 성질 있지만 나도 있다. 여기 단 둘이 있으니 다시 주먹 휘둘러 봐라!" 하고 호통을 치자 교실에서 막 휘둘른 주먹을 모두 제지한 것에 겁을 먹었는지, 아니면 이제 제정신이 돌아온 것인지는 모르지만 무릎을 꿇고는 "선생님! 잘못했습니다!"라고 하면서 사죄를 청했다.


너무나 기가 막힌 일이었지만 정민이는 내 제자이고 난 담임으로서 용서는 이미 결정된 것이다. 그래서 정민에게 원인을 물었더니 집안 문제가 나오기 시작했고, 그동안 선생님에 대한 자신의 나쁜 감정을 털어 놓았다.

대화 속에서 원인은 집안 문제 부터 시작된 것이다. 그렇지만 이 문제는 우리 반 학생들이 모두가 본 가운데 일어난 일이기에 내가 어떻게든 해결해야 했다.

해결책으로 정한 것은 "니가 잘못했다고 하니, 너도 남자고 나도 남자니 용서하겠다. 대신 20대를 맞아라. 니가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하면 맞을 때 흔들리지 마라!"라고 하고 체벌을 끝내고 나서 "정민아! 난 널 용서했지만 반 애들한테도 빌어야 한다!"고 하고 반으로 돌아 갔다.

반에서는 이미 부반장이 나와 대책회를 하고 있었고 결론이 정민이가 3번이나 깨운 선생님한테 주먹질을 했으니 학교에서 함께 다닐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일이 더 꼬이는가 싶어 내가 직접 부반장을 자리로 보내고 학생들에게 "나도 남자이고 정민이도 남자이다. 그러므로 욱 하는 성격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그 댓가로 20대 맞았고 나는 용서 하기로 했다. 그러니 너희들도 남자답게 정민이를 용서해라!" 라는 말이 끝나자 바로 우리반 학생들 전체가 "와~" 함성과 함께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런 일이 있고 난 후에 여기저기서 내 별명이 ''싸나이''가 되었고 소외 껄렁거리는 문제아들까지 나를 잘 따르게 되었던 것이다.
 

세월이 흘러 정민이가 졸업식을 하게 되었다. 생업에 바쁜 어머니를 대신하여 누나와 함께 졸업식장에 나왔고 내게 와서는 사진을 함께 찍자고 했다. 그리고 정민이 누나는 내게 "선생님! 말씀 들었습니다. 덕분에 제 동생이 졸업하게 되어 감사합니다"

 

지금 정민이는 무얼 하고 있을까?

마흔이 다 된 나이라서 결혼은 했겠지?

졸업식에 찍은 누나와 셋이 나온 사진도 간직하고 있는지....^*^

 
서울교육문화연구소 소장 강석준
(
www.tpoint11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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