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쉼터 입니다.


제목: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들
이름: 어진 현군


등록일: 2009-01-09 09:06
조회수: 1082 / 추천수: 113



      연을 날리기 위해 아이에게 연줄을 잡히고는 연을 들고 언덕 위로 뛰어가는
      어느 아버지의 높이 쳐든 오른팔과 길게 날리는 연꼬리는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한 남자가 손을 흔들자, 그를 알아보고
      얼른 자전거 뒷자리에 앉으면서 남자의 허리를 감싸안는
      어느 아가씨가 신고 있는 운동화의 유난히 한얀색은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빨간 우체통에 편지를 넣기 위해 길게 팔을 뻗은 뒤 잘 들어갔는지 궁금하여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어느 주부의 풍성한 뒷모습은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차를 골목 어귀에 세운 뒤 손님의 잠든 아이를 안고, 아이를 업은 손님을
      집까지 바래다 주는 어느 택시기사의 노란 유니폼은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조촐한 결혼식 날, 반주는 없지만 최선을 다해 축가를 부르는 신랑신부 친구들의
      밝고 힘찬 목소리는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속상한 일이 있어 우울해하던 그녀가 같이 있는 친구들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려고
      마음을 추스르고 밝게 웃는 모습은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값싼 옷인 줄 알면서도 친구의 새 옷을 만지며 "옷감이 부드럽다, 색깔이 곱다,
      따뜻하겠다"하고 부러운 듯 말하는 친구의 예쁜 말은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등에 업고 있는 아이가 추울까 봐 손을 뒤로 접히고 포대기 위쪽 끝을
      아슬아슬하게 잡아 올리는 어머니의 애타는 손길은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곧 떠나는 기차의 창밖에 서서 들리지도 않는 목소리로 안에 앉아 계신 아버지에게
      무언가를 끊임없이 말하고 손짓하는 아들의 유난히 큰 키는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 가슴에 남는 좋은 느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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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옥   2009-01-10 08:22:05
어진 현군님 여러 가지로 죄송해서 댓글을 못 올렸습니다.
눈 내리는 배경이 아릅답습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가슴에 담고 갑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어진 현군   2009-01-10 11:29:46
김순옥 님!
반갑습니다. 귀한 발걸음으로 고운 흔적 남겨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즐겁고 행복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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